여행 2010. 1. 8. 13:59

솔렉에서 아번까지 이사겸 여행하기 2 - 뉴멕시코편



 

첫번째 목표인 Mesa Verde를 아쉬움과 함께 뒤로 하고, 하얀 사막(White Sands National Monument)이 있다는
뉴멕시코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콜로라도를 조금 벗어나니 길에서 점차 눈(snow)이 안보이기 시작하더니,
조금 더워지기까지 하더군요.


어제까지만 해도 빙판길, 눈길에서 고생을 했었는데, 뉴멕시코는 콜로라도와 다른 세상이었습니다.





첫번째사진은 콜로라도에서 출발하고 나서 얼마안된 사진이며, 두번째사진은 그 후 몇시간 안되어 뉴멕시코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뉴멕시코에서 운전을 해보신분은 아시겠지만, 뉴멕시코는 황무지로 시작해서 황무지로 끝나는 곳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광활한 황무지를 보고 있자니 비좁은 한국땅에서 아웅바둥거리며 살아야하는 우리의 모습이 생각나더군요. 우리나라에서
저렇게 넓은 황무지는 상상할 수 없겠지요. 땅넓이가 나라에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땅넓이가 국력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생각해볼때, 만주나 간도가 아직 우리땅이였다면 하는 아쉬움이 밀려오네요.


미국이 부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들이 그만큼 땅을 갖기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기억나는 미국의 땅따먹기 역사를 요약해보자면,


1. 미국땅의 주인이였던 인디언들을 친선,회유,협박,학살등의 아주 다양한(?) 방법으로
   구워삶아서 그들을 몰아내고 땅을 차지했고,

2. 프랑스로부터 루이지애나(1803)를 사들였으며, 

3. 멕시코에게서 텍사스(1845),캘리포니아,네바다,유타,아리조나,뉴멕시코,콜로라도, 와이오밍(1848)을 빼았았고,

4. 러시아로부터 알라스카(1867)를 매입했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미국의 굵직한 땅따먹기 역사들입니다. 참 대단한 사람들이죠. 미국사람들이 얼마나 땅따먹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냐면, 다른 문화를 봐도 그들의 성향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한국에는 부루마불로 알려진 모노폴리(Monopoly)는 땅을 모조리 사는 것이 목표인 미국의 대표적인 보드게임입니다. 
 

스포츠를 봐도 알 수 있죠. 미국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스포츠는 미식축구(football)이죠. 간단명료하게 룰을 설명하자면 이것도 누가누가 땅을 많이 먹나 하는게임입니다. 공들고 뛰어들어가서 여기까지 내땅~!! 하는 식이죠.



이런 정신이 뼛속깊이 박혀있기에 지금의 미국이 있지 않은가 합니다. 사실 이날은 하루종일 운전만해서 여행에 대한 내용은 조금 부족하군요.(아니 없군요 ㅡㅡa)

다음편엔 하얀사막 여행기에 대한 내용이 본격적으로 이어집니다.

여행 2010. 1. 6. 10:11

솔렉에서 아번까지 이사겸 여행하기 1 - 미끄러운 491도로편



유타주 솔트레이크씨티부터 알라배마주 아번까지 장장 6일간의 여행을 마쳤습니다. 
지금은 아번에 있는 한 조그마한 아파트에서 짐정리가 끝나지 않은 채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지금이야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지만, 여행첫날부터 그리 순탄치는 않았습니다. 

여행전 계속 눈이 왔어서, 유타주에서 콜로라도로 넘어가는 도로가 엄청 미끄러웠습니다. 
살금살금 조심해서 갔지만, 결국 도착하기 직전에 차가 미끄러졌는데, 오른쪽옆으로 떨어지려고 해서 핸들을 한번 왼쪽으로 살짝 돌리니, 
반대편 차가 오는 방향으로 차가 돌더군요. 

황급히 다시 핸들을 돌리니 이번엔 제 뒤에 따라오던 차들쪽으로 차가 돌았습니다. 그 이후 저는 이성을 잃고, 핸들을 마구 이리돌렸다 저리돌렸다했고, 결국 차는 도로위에서 김연아 선수의 트리플 플립처럼 환상적인 세바퀴 턴을 보여주고 옆의 눈구덩이로 떨어졌습니다.


다행히 아무도 다치진 않았지만, 정말 대형사고가 날뻔 했습니다.
여행떠나기전 혹시나 해서 AAA멤버쉽을 가입하고 왔는데, 아주 요긴하게 견인서비스를 받았습니다.




차를 견인받고 다시 운전을 하고 한 10분쯤 지났을까, 이번엔 내리막길에서 갑자기 사슴이 나타났습니다. 또 미끄러질까봐 핸들은 도저히 꺽질못하고, 브레이크를 밟아보았지만, 아이스링크 같은 도로위에서 브레이크를 밟아봤자였죠.

사슴은 도로를 지나가다말고 제차를 발견하더니 
멀뚱멀뚱한 표정으로 달려오는 제차를 바라보며 움직이질 않았습니다. 결국 쿵하는 소리와 함께 사슴이 본네트위까지 올라왔다가 오른쪽 옆으로 굴러떨어졌습니다. 다행히 사슴은 그리 다치지 않았는지, 혼자 벌떡 일어서더니 숲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제차는 본네트가 좀 찌그러졌구요.

 

아까 사고가 났을때 한 미국인 아저씨가 견인차가 올때까지 같이 기다려주고 다시 같이 길을 가고 있었는데, 그 아저씨가 차에서 내려서 배꼽을 잡고 웃더군요. 제가 이 밤을 평생 잊지 못할거라며 호언장담 하신답니다.

 

첫날 목표로 했던 Mesa Verde는 결국 눈이 많이 온다는 일기예보에 가보지 못했습니다. 대신 따뜻한 뉴멕시코의 White Sands National Monument로 얼릉 이동했습니다.

유타 Moab에서 콜로라도 Cortez로 이어지는 491번 도로는 정말 평생 못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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